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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기 급급했던”하남의 방치된 문화재들

기사승인 2021.04.08  15: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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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3>향초사학자, 당시 발굴현장서 나온 유물 땅속에 묻어 문화재 등재 못해

◇…한성백제 첫 도읍지로 주목받아온 교산지구 내 교산·춘궁동 일대에 방치된 문화재들이 천년이상 햇볕도 보지 못한 체 수 천년의 세월동안 잠들어 있다.(사진은 천왕사지 심초석 발굴현장 모습)

이렇게 잠든데는 문화재청과 자치단체인 하남시의 무관심 속에서 20여년 전 일부 부분발굴에 그치며 백제문화재가 없었다는 단편적인 이유로 지금까지 정식 문화재로의 지정에 외면받아온 것이다.

이에 하남타임즈는 하남교산 신도시 개발에 앞서 기획연재를 통해 하남시 문화재의 중요성과 백제문화의 역사를 되살려본다(편집자 주)

◆천왕사의 비밀과 땅속에 방치된 심초석

“지금도 2~3m 파면 당시 되묻었던 연대 오래된 심초석이 나올 것입니다.”

하남에서 향토사학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지금은 백제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며 평생을 백제역사문화 연구에 헌신하고 있는 한종섭 회장의 주장이다. 한 회장은 한성백제의 첫 도읍지가 하남이라고 주장하는 대표적 학자이다.

지난 2001년 문화재보호재단이 천왕사(天王寺)라는 절터와 인근을 발굴하면서 발굴 후 일부 유물에 대해서 공개 했지만, 당시 발굴현장이 비공개로 진행돼 그곳에서 발견된 중요 유물마저 오히려 땅속에 되묻혔다는 증언이 나와 은폐의혹을 받고 있다.

천왕사(天王寺) 일대 하남시 하사창동 340에서는 유물과 기와 와편이 다량 발굴되면서 천왕사라는 사찰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이곳 기와에서 천왕(天王)이라고 새겨진 와편이 나와 천왕사라는 절이 있었던 곳으로 추증하고 있다.

특히 천왕사는 서울시가 송파와 강동의 몽촌토성이나 풍납토성을 두고 한성백제의 첫 도읍지였다라고 주장하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하남의 주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 당국은 오늘날까지 천왕사의 비밀을 풀기는 고사하고 이곳에서 발굴된 심초석마저 방치하고 있다.

'백제의 첫도읍지는 하남'이라며 하남설(춘궁·교산동)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천왕사와 인근의 교산동 교각지 그리고 이성산성을 놓고 이곳 일대가 첫 도읍지를 증명할수 있는 중요한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천왕사와 연계된 유물과 기와 와편이 곧 한성백제의 도읍지를 푸는 해법 이라는 것이다.

천왕사에는 목탑이 있었으며 목탑 중앙에는 심초석이 가운데 주춧돌로 받쳐져 수 십 미터의 목탑을 지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비슷한 규모의 경주 황룡사9층 목탑은 높이가 80미터로 추증되고 발굴된 심초석도 비슷한 크기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심초석이 하사창동 민가의 밭 한가운데 지금도 방치돼 있다.

문제는 현재 민가 밭에 방치된 심초석 외에도 땅속에 또 다른 한 개가 더 묻혀있다는 주장이다.

 ◆ “천왕사 심초석은 왕궁지 입증할 유물”

민가 밭 2~3m 땅속에 묻혀있다는 또 다른 심초석은 현재 밖에 드러나 있는 심초석의 크기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대는 훨씬 오래전의 것으로 추증되고 있다.(사진은 민가 밭에 방치돼 있는 천왕사 심초석)

일반적으로 고대 사찰이나 산성은 여러 차례 증·개축을 하기 일쑤며 이곳 천왕사지도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여러 개(4~5개)의 사찰이 있었으며 시대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명명돼온 것으로 하남의 역사서에도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또 다른 심초석은 밖에 드러난 심초석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발견돼 시대적으로 오래된 것임을 직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문화재보호재단이 발굴하다가 다시 묻었다는 것.

현장을 목격했던 한종섭 회장을 비롯한 오순제 박사, 전 강희찬 세경대학교수 등에 따르면 이곳 일대를 발굴 할 당시 여러 사람들이 목격했으나 문화재보호재단이 어찌된 영문인지 다시 덮어 버렸다며 이 심초석을 제대로 발굴·고증해야 한다고 강조 하고 있다.

이 심초석은 단순히 통일신라나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하는 현재 민가의 심초석보다, 초기 백제시대의 불교가 들어 올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기에 제대로 된 조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발굴된 천왕사 심초석의 경우 지름이 2미터를 조금 넘어 경주에 있는 황룡사 심초석에 버금가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심지어 땅속에 묻혀있는 심초석도 밖에 드러난 심초석에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 겉으로만 문화재 보호, “교산신도시 개발 후에 할껀가”

이 같은 중요 문화재가 하남시 교산지구 도처에 깔려있다. 보물 제332호 광주철불의 좌대로 추증되는 받침대 석물이라든지 장대석 등이 가정집이나 민가 인근에 방치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하남시 하사창동의 방치된 문화재 실태가 국회 차원에서 거론됐다. 천왕사와 심초석, 그리고 인근 방치된 유물 등이 당시 민주당 김부겸(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으로부터 제기됐다.

김부겸 의원은 교산지구 일대 문화재와 관련 초석 중앙에 사각 구멍이 있는 목탑 심초석이 밭고랑 사이에 놓여 있고, 광주철불의 좌대의 석조물이 가정집 장독대 받침으로 쓰이고 있으며, 이밖에 장대석(섬돌 층계 돌)과 주춧돌 등 수많은 석물이 가정집 마당의 빨래판과 정원석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하남시의 문화재 방치를 지적하고 체계적인 조사와 보존대책 마련을 문화재청에 촉구했다. 하사창동 민가에 흩어져 있는 유물을 모두 수거해 하남역사박물관에 보관한 뒤 천왕사지를 사적지로 지정하고 발굴 유물을 문화재로 관리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하남시 관계자는 “천왕사지 주변에서 발굴된 유물은 문화재로 지정이 안 돼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문화재청이 조만간 유물 관리 대책 등을 마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중앙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하남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방치된 문화재는 이후 10여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조명은 커녕 훼손과ㅣ 방치로 문화재 관리의 허점만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현재 교산지구 개발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하남시의 한성백제와 연계된 문화재 발굴과 고증을 언제 어떻게 할것인지, 2만여 평에 이르는 경주의 황룡사 발굴만 해도 8년이 넘게 걸린 점은 감안하면 이곳 교산지구의 문화재 재조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남시는 자칫 신도시 개발로 하남의 유적지나 유물이 파괴 훼손된 후에 한성백제의 뿌리를 찾아 나서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천년이 넘도록 밝혀지지 않은 한성백제의 비밀이 잠든 하남 교산지구. 이곳의 비밀이 영원히 잠들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박필기 기자 ppk9114@hanmail.net

<저작권자 © 하남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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